100131. EQUUS 송승환 류덕환
너무너무 우울하던 때 혼자 처음으로 어새신을 보고는 기분이 풀리던게 생각나서
보고싶지만 바빠서 못보겠구나.. 하고 접어두었던 에쿠우스를 전날 예매하여 혼자 보러갔다
보고싶은 리스트는 너무 많았지만 왜 그중 하필 이걸 보았을까
정신과 의사와 소년의 상담이라는것때문?
기분이 풀리는 데에는 전혀 영향이 없지만
이 연극 한편이 주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과연 H선생님은 폐쇄병동의 환자들을 대할때 어떤 생각을 하게될까
다이사트와는 100% 다를꺼라고 확신한다만 그런생각이 들었다
류덕환을 내가 좋아라하는것은 많이들 알고 있을테니 그가 알런을 한다고 하여 보러갔다는 것도 부정하지는 않겠다
짧은 시놉만을 보아도 알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은 첫번째가 류덕환일 수밖에 없다
17살 소년의 얼굴이면서 동시에 그러한 눈빛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
또 누가있을지 전혀 모르겠다 (더블 캐스팅 알런인정태우는 전혀 상상도 안되...)
다행스럽게도 원래는 조재현+류덕환, 송승환+정태우 페어가 정석이지만 내가 본 날은 송승환+류덕환 크로스페어
처음 캐스팅을 알고 내가 보고싶어했던 페어 그대로였다
나 보라고 누가 짜놓은 운명같다고 느꼈을정도
알려진대로 극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단순히 '벗는다'는 것에만 주목하지 않기를...
극의 절정에 '고백 약'을 먹은 후 사건을 재연할때는 정말 발작이 일어나 죽을것만 같았다
(정말이다. 뛰어내려가서 CPR이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 라고까지 생각했으니까)
소름이 돋는 연기
그 후 퇴장할때 한번 돌아보는 그 눈빛과 표정
보통사람의 것은 아닌것같은 무서운 생각까지 들게하였다
다이사트의 고뇌가 공감되었다면 난 도대체 언제부터 무기력해있었던거지
아버지역은 진짜 웃겼다
처음 대사를 할때는 어? 뭐지? 연기자가 아닌가? 라는 생각조차 들었지만
사투리 섞인 어설픈 느낌이 '늙은 광대'의 틀에 적절하게 보였다
불쌍한 우리 아버지
그리고 종교
나처럼 종교가 없는 사람(그렇지만 신 이라고 칭할 수 있는 절대력의 존재는 믿는)에게 종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공포의 대상이다
어떻게 말도 안되는 그런 판타지를 현실이라고 믿으며 그러한 믿음이 수억명의 사람들이 같은행동을 하게 만들고
이기적인 개인이라면 도저히 상식적으로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게되는건지
게다가 가장 신기한것은 좋은말 착한말만 써있는 성전을 받들면서
이념의 부딪힘에는 무력을 행하고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도덕관념까지도 벗어나는것이다
정말 말 그대로 맹목적
나의 신에게 반항하는
보지마! 라는 말을 감히 신에게 할 정도로 궁지에 몰리면 인간은 신에게 대드는것이 가능해지는가?
스스로 신을 모시며 스스로 순종하는 인간
그래놓고 날 죽여줘 - 왜 자기가 자기를 죽이지는 않았지? 신도 공격했는데?
종교적인 판타지에 덧입혀진 말에 대한 섹슈얼한 관념
가히 변태적이라 할 수 있는 행동에도 실은 이유가 있다는 분석학적인 줄거리는 그냥 겉에 보이는 메시지이고
내가 극에서 가장 크게 받은 임프레션은 다이사트의 갈등 고뇌
그래서인지 극의 가장 마지막 장면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8마리의 말들에 둘러싸여 순교자 혹은 천사같은 반열에 드러선 알런과
그를 무릎꿇고 우러러 보는 다이사트
사람이 어떻게 말을 표현할까? 라는 연극을 처음 알게 되었을때부터의 궁금증은 이렇게 해소되었다
아 정말 절묘한 움직임이다
말을 얼마나 관찰하면 이런 움직임을 생각해낼 수 있을까?
극의 제일 처음에 소년보다 말을 신기해 하던걸 기억한다
그러게 말이다 분명 말은 아무 생각이 없을터인데
어째서 알런의 숭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있을까
모를일이야 정말
극이 끝나고 퇴장하는데 연출자 이자 다이사트역의 조재현씨가 인사를 해주고 있었고 (아 진짜 엄청 피곤해보이는 ..
그 모습을 봐서는 절대 정신과 의사역할은 못할것같은데;;)
말역할을 해주신=ㅁ=;;; 배우분들이 각자의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계셨다
잘나온 사진이 하나도없네 췌;;;
아 그리고 신기한것은 다이사트 역의 조재현 & 송승환 모두 알런역을 과거에 했었다는 것이다
알런 출신의 연출자, 알런 출신의 다이사트
류덕환이 다이사트가 될 수도 있겠는걸?
그럼 꼭 보아야지 보아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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