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0. 햄릿 - 더 플레이
이미 너도알고 나도알고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또 듣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라는 문제와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작품이 햄릿이 아닐지...
현대로 가져와 반항적인 락커가 되기도 하고
여자로 성반전이 일어나기도 하고
장진의 리턴 투 햄릿에서는 분장실을 무대로 했었지...
이번엔 어린 햄릿(과 요릭!)을 불러왔다
어린 햄릿의 연극과 햄릿의 비극을 교차하는 이유로 이 햄릿의 제목은 햄릿 - 더 플레이
극의 시작 전에 핸드폰 꺼달라고 방송하는데 어린 햄릿이 떨린다고해서 짱귀요미 ㅎㅎㅎㅎ
연극에서 많이들 멀티맨을 뛰지만
흥미로웠던 점이 거트루드=오필리어라는 것과 요릭=호레이쇼라는 것
오필리어하면 아름다운 비극의 여주인공 답게 슬픔에 미쳐 자살한 가련한 여인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한데
(완전 좋아하는 이바디 앨범 이미지...)
이번 연극에서는 아버지를 잃고 마치 햄릿과 같이 복수하라는 아버지의 망령에 시달리면서 죽느냐 사느냐 갈등한다
마치 앞서 햄릿이 보였던 연극을 되감았다가 빠르게 감아 돌린 것 같이...
그러다가 내린 결론이 그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는 것이지
꿈을 꾸는 것이 무서워 잠들지 못하는 자에게 사는것이나 죽음이나 이미 같을 것!
그리고 권총으로 자살하는 오필리어!!!
그저 아름다운 비극을 위한 장치가 아닌
또 다른 고뇌하는 인간으로써 햄릿과는 다른 방법을 선택한 오필리어를 보여주었다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두번째가 호레이쇼와 요릭이 같은 배우라는 점
모두가 죽어버린 비극의 끝에서 남아 이 이야기를 전해주길 부탁받은 호레이쇼가 어찌 광대가 되지 않겠는가
원작에서는 해골로만 출연하는 요릭이 가장 적절하게 살아난 순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작가가 아니므로 연극이 비극일지라도 바꿀 수 없다고 하는 요릭의 말도 다시 생각나게 한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벌어진 모든 일들에 분노하는 햄릿의 대사가 넘나 어색하고 중2세요? 했으나
극이 진행될수록 안정적으로 느껴진 것은 아마도 현대적인 언어로의 대사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리라... 아마도...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인간
과 같이 워낙에 유명한 대사들도 변주되었다
(근데 이건 인정
여기서 여자는 전혀 약하지 않았으니까)
고문학이 현대로 진입할 때의 또 하나의 장애물이 바로 대사가 아닐까
(가장 대표적으로 어마무시한 비쥬얼을 뿜어내지만 정작 단 한번도 끝까지 보지 못한 디카프리오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외국 라이센스 뮤지컬의 로컬라이징과 같은 걸까나...
실패하면 폭망이지만 맛있게 잘 살리기 무지하게 어려운 것 같다.
역시 믿고보는 연극열전이다!
두 햄릿 배우님의 차이도 궁금해진다
아무래도 김강우라는 배우는 영화 돈의 맛에서 알게되서 그런지 훨씬 거칠고 파워풀할것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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